"공사 비리의 모든 책임 있다"
자유한국당이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논란'을 쟁점화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18일 서울시청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의 국감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서울교통공사의 취업 특혜 의혹을 중점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행안위 국감에서 유민봉 한국당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과정과 관련, 올해 7월 1일 공사 측에 '100% 합격을' 요구했다"며 "실제 응시한 238명 중 218명, 93.6%가 합격했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특혜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도 "공사의 비리에 대한 모든 책임은 박 시장에게 있다"며 "공사나 서울시 산하기관의 비리만으로 보지 않는다. 박 시장이 자신은 모르는 것처럼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고 처분을 받겠다고 하는 건 서울시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과정이 불투명해 친인척을 마구잡이로 채용한 것은 취업준비생 등 많은 청년들을 절망에 빠뜨린 것"이라며 "시장이 나서서 수사를 의뢰하고 국정조사까지도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시장에 대한 방어막을 치는 데 집중했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왜 이 문제가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관련 보도를 보면 기자들이) 기사를 쓸 게 그렇게 없는가라는 생각도 든다"며 "박 시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계속 노력해달라"고 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되, 과정의 불공정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부작용을 철저히 엄단해야 정책 연속성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철도 정비·운전 등의 부문은 이미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조건으로 채용했고 특별히 비리가 있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공사에 근무하는 임직원 중 가족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나, 그 과정에 채용비리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노조와의 유착문제가 이번에 증거로 나타났다"며 "구의역 사고로 사망한 청년의 안타까운 목숨값으로 노조원들이 고용세습 잔치를 벌였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이번 일의 진상조사 책임은 국회에 있다"고 말했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요구를 놓고 야당의 목소리가 하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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