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소수 UHD 대비 4배 높아
대화면서도 선명한 화질 구현
삼성전자가 유럽에 이어 국내에도 8K TV를 출시하면서 화질 경쟁의 불을 붙였다. LG전자를 비롯해 다수의 경쟁사들은 아직 8K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초고화질에 인공지능(AI) 화질 변환 엔진까지 더해 미래 TV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8K TV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함에 따라 예상보다 더 빨리 초고화질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8K는 디지털 텔레비전이나 영상 분야에서 최고 해상도인 7680x4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포맷으로, UHD(초고화질)로 불리는 4K(3840×2160)보다 4배 많은 화소를 적용해 큰 화면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예를 들어 화면은 크지만 화소수가 적은 TV의 경우 가까이에서 보면 네모난 모양의 '픽셀' 선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픽셀을 넣으면 가까이에서 봐도 네모 선을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TV만으로 8K 화질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어서 업계에서는 제품 출시 시점을 미루는 분위기였다. 우선 8K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늘어나는 데이터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전송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4K 지상파 방송이 막 시작 단계인 국내 콘텐츠 시장의 현실 등을 고려하면 8K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삼성전자는 콘텐츠와 전송망 등 8K 상용화의 한계를 AI로 정면 돌파했다. 삼성이 이번에 적용한 인공지능 화질엔진 '퀀텀 프로세서 8K'는 수백만 개 영상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저화질 영상을 스스로 고화질로 변환해 준다. 소리까지 영상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화 한다.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세계 1위라는 규모의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8K 조기 상용화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8월 말 기준으로 75인치 이상 TV시장에서 93%, 300만원 이상 TV 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기록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올 8월까지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의 44%를 점유해 소니(33%) LG전자(23%)보다 앞서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3분기 기준으로 8K TV 시장은 올해 1만8000대에 머물지만 내년 43만대, 2020년 189만1000대, 2022년 541만6000대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과거 초기 4K 시장이 애초 업계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던 만큼 8K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UHD(4K)가 출시한 2013년에도 전망보다 실적이 약 6~8배 가량 많았다"며 "8K 역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TV의 대형화 추세도 8K 시대 조기 개막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IHS마킷에 따르면 2016년 808만대였던 65인치 이상 TV 시장이 지난해 1143만대로 40% 이상 늘었고, 올해도 비슷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16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8월 QLED 8K를 처음 공개한 IFA 2018 기자간담회에서 "'8K=삼성'이라는 이미지 선점에 주력하는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강해령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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