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유튜브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유튜브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 ] | 2018-10-28 18:16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유튜브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요즘 젊은 세대들을 Z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1995년부터 2012년까지 태어나 현재 나이 6세부터 23세로, 대부분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이들 Z세대가 가장 신뢰하는 정보 출처는 유튜브이다. 이들은 검색도, 쇼핑도, 오락도 유튜브를 통해 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중 95%는 유튜브를 사용하고 있으며, 50%는 유튜브 없이는 생활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유튜브는 Z세대 뿐만 아니라 60~70대 노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이들은 6·25 전쟁을 전후 태어나 묵묵히 자신을 희생하면서 오늘날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세대다. 60~70대가 유튜브에 관심을 갖는 것은 현재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종편)에서 볼 수 없는 내용들이 유튜브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소비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가짜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구글코리아를 찾아가 '허위조작콘텐츠'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삭제 요청한 콘텐츠는 △문재인 대통령 건강이상설 △남북정상회담과 국민연금관련 등 영상 104건이다. 구글코리아의 답변은 "공신력 있는 뉴스가 더 잘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유튜브 커뮤니티가이드라인에 따라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두리뭉실한 거절이다.

유튜브와 그 모기업인 구글은 내용검열에 대해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DNA를 갖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99년 전 미 대법관 올리버 홈즈(Oliver Holmes)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clear and present danger)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천명했다. 이는 1927년 브랜다이즈(Brandeis) 대법관에 의해 "실질적인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경우가 아닌 이상 검열과 처벌로부터 보호돼야 한다"로 발전한다. 미국인들은 중·고교 시절부터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아닌 이상, 언론의 자유가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은 반복해서 배운다. 유튜브와 구글 운영자들 역시 정치권의 압력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러한 유튜브에 대한 압박은 오히려 국내 이용자들의 유튜브 쏠림현상을 부추길 지도 모른다. 선례도 있다. 지난 2008년말 이명박 정부가 인터넷실명제를 강제하면서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은 1년만에 2%에서 29%로 뛰어올랐다. 반면 각각 42%와 34%의 점유율을 보였던 판도라TV와 다음tv팟은 실명인증의 번거로움 등으로 이용자들부터 외면을 당했다. 인터넷실명제가 실행된 지 10년이 지난 올상반기 유튜브의 모바일 동영상 시장 점유율은 85.6%에 달한다. 지난 2014년 9월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정부가 카카오톡 본사를 압수수색하자, 국민들은 해외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으로 '사이버망명'을 떠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이 유튜브에 콘텐츠 삭제압력을 가할수록 국민들의 유튜브 신뢰가 높아지는 기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이쯤에서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유튜브의 '가짜뉴스'가 정말 효과는 있는 지 살펴봐야 한다. 필자는 거의 없거나 설령 있다고 해도 미미하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유튜브의 '가짜뉴스'를 읽는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얻기 보다는 이미 자신의 믿음을 강화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와 여당이 유튜브의 특정 콘텐츠가 '가짜뉴스'라고 분별할 수 있다면, 국민들도 그 내용이 터무니없다는 것들은 잘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부와 여당에서는 자신들은 가짜뉴스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일반 국민들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미디어의 3자효과(the third-person effect)' 착시에 빠진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자효과란 타인의 미디어 영향력을 과장하여 규제에 찬성하는 행위들을 일컫는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구글코리아가 국내에서 5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부분, 지난 17일 발생한 1시간여의 유튜브 먹통사고, 증가하고 있는 유튜브의 지적재산권 침해사례 등 따져 물을 일들이 많다. 하지만 명백하지도 현존하지도 않는 위험을 이유로 콘텐츠를 규제하라고 요구해서는 안된다. 유튜브에 대한 '허위조작콘텐츠' 삭제요구는 국회의원들의 후진적인 표현의 자유 인식을 드러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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