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조선 흔들리자 협력사 죽을 맛…“금리 오르면 끝장나”

조은국기자 ┗ 실패한 노동정책… 정부의 `自業自得`

車·조선 흔들리자 협력사 죽을 맛…“금리 오르면 끝장나”

[ 조은국 기자 ceg4204@ ] | 2018-11-05 18:00
자동차·조선 위기 부품사에 파장
중소 제조업 생산 부진 현실화
"최저임금·주52시간도 버거운데"
금리 인상 유력 속 줄도산 우려


車·조선 흔들리자 협력사 죽을 맛…“금리 오르면 끝장나”

예산안 질의 답변하는 김동연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車·조선 흔들리자 협력사 죽을 맛…“금리 오르면 끝장나”


무너지는 중소기업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에 한방, '주52시간 근무제'에 또 한방, 연말 '금리인상'까지 한방 더 맞으면 이제 완전히 그로기 상태입니다."

한 중소기업 임원의 토로다. 자영업자가 무너지고, 이어 중소기업까지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대기업 임원이거나, 공공근로자 둘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한탄까지 들린다.

그동안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제조업 중소기업들은 "최근 생산 부진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오를 경우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한계기업이 도산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고 절규하고 있다.

◇ 부도 벼랑 끝에 선 한계기업 = 현재 한국은행은 11월 중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 경우 기업이 부담하는 이자 비용이 증가해 자금 여력이 고갈된 한계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 '제조업 가동률 장기 하락의 원인'을 보면 국내 제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11년 7.1%에서 2015년 9.3%로 상승했다.

이처럼 한계기업이 늘어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금까지 이어진 '저금리' 덕이었다. 금리가 오르면 구조조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줄도산 사태로 번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처럼 중소 제조업 부진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의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한은과 금융당국도 이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초 시중 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를 열고 중소기업이 일시적 자금난에 봉착하지 않도록 만기 연장 등 자금 지원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산업생태계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대기업이 이끄는 주력산업의 위기 역시 중소기업의 '사활'과 직결되는 위험 요인이다. 국내 산업 생태계는 대기업을 근간으로 한다. 대기업이 만든 줄기에 붙은 가지가 바로 중소기업들이다. 당장 올해 중소 제조업의 생산 부진은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주력 산업이 생산을 줄이면서 이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먼저 위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6%나 급감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고, 기아차도 시장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실적을 내놨다.

여기에 최근 심화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 투자 부진도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 중 하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11월 업황전망 '중소기업 건강도지수'(SBHI)는 86.1로 지난달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중소 제조업은 생산과 내수, 수출, 영업이익, 자금 사정 등 대다수 전망치가 최근 1년간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

◇ 혁신은 근본을 바꾸는 일이다. 그런 혁신이 없다 = 더욱 큰 문제는 우리나라 산업이 현존하는 주력 산업을 당장 대체할 미래 주력 산업이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 조선업이 무너지고 있지만, 이들을 대신할 신산업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은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산업을 부양하는 꼴이다.

당장 삼성과 SK 등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만해도 매출 65조4600억 원, 영업이익 17조5700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26.8%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률 면에서 애플을 추월한 건 지난 2분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는 이제 곧 하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경고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물론 기업들은 바이오 분야 등에 대해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기에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수준은 미약하기만 하다. "기업은 몰라도 정부가 너무 보여지는 부분에서 성과를 내는데만 주력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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