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밖 계열사 중 사각지대 57%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이 2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수일가가 있는 전환집단이 일반 대기업집단에 비해 소유지배간 괴리가 컸다. 아울러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113개 계열회사 중 사익편취규제대상회사 및 사각지대에 높여있는 회사가 57%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8년 9월 기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을 발표했다. 공정위가 올해 분석한 지주회사는 9월 기준 173개로 지난해와 비교해 20개 줄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7월 시행령 개정으로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중소 지주회사들이 대폭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소 지주회사가 제외되면서 173개 지주회사의 평균 자산총액은 늘었고, 부채비율은 줄었다. 이들 지주회사의 평균 자산총액은 1조6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48억원 증가했다. 평균 부채비율은 33.3%로, 전년 대비 5.1%포인트 감소했다. 게다가 법상 규제 수준인 200%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고, 2010년 이후 지속 낮아지는 추세다.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 및 총수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각각 28.2%와 44.8%에 달하는 등 총수일가 지분율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이 집중된 이유에 대해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방식을 이용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총수일가가 분할 뒤 취득한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 주식으로 교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총수일가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2배 이상 높였다. 또 전환집단은 일반집단에 비해 소유지배간 괴리가 컸다. 의결지분율과 소유지분율의 차이를 나타내는 '소유지배 괴리도'는 전환집단은 42.65%포인트였지만, 일반집단은 33.08%포인트였다. 소유지분율 대비 의결지분율을 뜻하는 평균 의결권승수도 전환집단이 3.79배로 일반집단(2.63배)보다 높았다.
일반지주회사 전환집단은 113개 계열회사를 총수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고 있는데 이중 46개 회사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됐고, 규제 사각지대 회사 18곳까지 포함하면 64개(57%)에 달했다. 체제 밖 계열회사 수는 2014년 179개에서 올해 113개로 지속 감소하고 있지만,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2014년 65개에서 올해 46개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46개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중 지주사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7개였고, 이중 4개(하림·한국타이어·세아·하이트진로)는 총수 2세 지분이 20% 이상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체제 밖 계열사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와 사각지대 회사가 57% 달해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가 방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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