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주력산업협의체' 발족회의
무역확장법 적용가능성 80% 전망
트럼프, 中 견제 차원서 강행할 듯
한국도 철강·車 등 관세 압박 예고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칼날에 자동차와 반도체 등 우리 주력 수출 산업이 사정권에 들어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을 뺏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앞세워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까지 관세 압박을 가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전국경제인연합은 13일 열린 '주력산업협의체' 발족 회의에서 "업계에선 내년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가능성을 80% 수준으로 높게 내다봤다"고 밝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측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약 40%로 높은 수준이어서,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추격을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232조 조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미국 행정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에 따른 멕시코산 자동차 수입 상한 설정 등을 고려할 때, 우방인 한국도 무역제재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합치면 전체 수출의 3분의 1(32%)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 하락기에 접어든 반도체와 3분기 '어닝 쇼크' 실적을 거둔 자동차의 상황 등을 고려하면, 미국의 관세 부과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는 판정을 받은 품목에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 법률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자동차 관세부과 계획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통상팀의 고위 관리들을 만나 관세 부과 계획을 어떻게 진행할 지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조선, 철강, 디스플레이 등 주요 협회는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면서, 내년 업종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철강 -10%, 석유화학 -5%, 자동차 -3%, 무선통신기기 -0.5% 등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예측했다.주력산업협의체는 "국내 주력산업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 국제경쟁 심화 및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 근로시간 단축· 노사갈등 등 국내 경영환경 악화로 총체적 난국"이라며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산업별 위기요인 모니터링과 보호무역 확산 대응 등을 위해 7대 주력산업별 협회 정책 부서장들로 구성한 '주력산업협의체'를 발족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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