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공정거래법 등 개정 추진
"개정안 처리하면 경영난 가중
법안심사때 목소리 대변" 요청
김성태 "경총, 자정선언 해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한국경총 정책간담회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손경식)는 13일 국회에서 한국당 정책위원회와 '일자리 창출과 규제개혁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을 비롯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공정거래법·산업안전법 개정안 등에 대한 경영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경총은 이날 한국당에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 자료를 전달하고, 개정안들이 처리될 경우 경영계의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며 한국당이 법안 심사 과정에서 경영계의 목소리를 대변해달라고 요청했다.
상법 개정안의 경우 감사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 5건이 계류 중이다.
경총은 개정안이 처리될 경우 주식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된 이후 우리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수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투기자본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경영권 방어기제가 마련될 때까지 현행법을 유지하거나 장기적 과제로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 8월 입법예고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경총은 자료에서 "전속고발권은 형벌 필요성 여부를 전문기관인 공정위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정안 처리로 공정위·검찰의 이중적인 조사가 가능해질 경우 기업 부담과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산재사망에 대한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경총은 사업주가 현장의 안전·보건조치 준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데다, 법 위반의 직접행위자가 아닌 만큼 10년 이하 징역형 처벌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또 산업재해 발생 시 작업중지 규정을 도입한 것도 관련 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최소화하고 과도한 세제 등 경영규제를 개선해 경제체질이 선진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상법·공정거래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경영계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노총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기업 경영을 이끌어가기 어려운 구조지만, 경총과 회원사들은 노조의 고용세습·채용비리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자정선언을 해야 한다"며 "경총이 그래야 국민은 기업의 공정한 채용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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