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까지 200억원 규모 펀드 결성
사회적 기업·소셜벤처에 투자키로
자본유치 혁신성장 재원확보 기대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사회적 가치 전도사'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따뜻한 금융'을 앞세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의기 투합해 사회적 기업을 육성한다. 신한금융의 운용 능력과 SK그룹의 경험을 합쳐 우선 200억원 규모의 전문 민간 사모펀드를 조성하고, 앞으로 5년 간 3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지원을 추진하는 등 협력한다.
SK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최 회장과 조 회장이 13일 서울 서린동 SK빌딩에서 업무 협약(MOU)을 맺고, 양사가 보유한 역량과 경험을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두 그룹은 다음 달까지 2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전문 사모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신한금융이 90억원, SK가 60억원을 출자 완료했고, 연말까지 50억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이고, 운용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담당한다.
투자 대상기업 선정에 필요한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는 SK가 제공한다. SK는 지난 2016년부터 사회적 기업이 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한 정도를 화폐 가치로 환산한 뒤,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은 SK에서 제공하는 측정체계를 바탕으로, 그룹의 금융 전문역량 등을 활용해 투자대상기업을 발굴하고 대상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SK그룹 측은 이번 사업의 배경에 대해 "사회적 경제 주체는 외부자본 유치 시 주로 정부재원 또는 한정된 투자채널에 의존해 왔다"며 "이에 따라 혁신성장을 위한 중장기 재원을 확보하는데 애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얼마나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 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지표가 부족해 투자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과 조 회장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주류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그 첫 사업으로 역대 최대인 200억 규모의 민간펀드를 결성했다.
재계는 이번 사업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민간 협력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베트남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할 만큼 국내·외에서 사회적 기업 전도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조 회장 역시 '금융의 본업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가치를 앞세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이번 펀드결성을 계기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체 노력 외에 기업간 협업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 증진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부사장은 "사회적 기업 금융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사회적 기업 대출 지원·판로 지원·사모펀드 출자 확대·신한희망재단 지원사업 등에 앞으로 5년간 3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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