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예진수선임기자] "우리는 기업 이사회가 성별 다양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을 때 더 높은 재무실적을 내고, 나아가 장기적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 때문에 주요 회사들과 만날 때 왜 우리가 이사회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열심히 설명합니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14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창립 2주년 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기조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CPPIB는 여성 30% 채용을 목표로 하는 '캐나다 30% 클럽' 회원이며, 관리자급과 신입사원 레벨에서 모두 여성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기준 없이 할당제를 채우는 데 아니라 의미있고 지속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CPPIB 경영진은 포용적인 기업 문화 조성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으며 인력 채용 과정에서도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는 기업들에게 이사회 구성에서 성별 균형을 포함해 높은 기준으로 치밀하게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며 "젠더 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넛지'(간접적 자극)나 필요할 경우 '푸시'(직접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를 통해 높은 경영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아 경영난을 겪는 기업 사례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알리바바 성공의 비결은 창립자의 3분의 1이 여성이며, 종업원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이라며 "우리는 기업가적인 꿈과 의지를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출범한 알리바바에 투자해 현재 연간 40%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을 시작으로 맥킨지 컨설턴트,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연금과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그룹 선임 운용역 등을 거쳐 2007년부터 CPPIB 아시아 사모투자 대표를 지냈고, 2016년부터 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와 여성이사 할당제, 더 우먼펀드를 주제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손병옥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는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를 위해 상장기업이나 일정 규모의 비상장 기업, 공공기관에서 여성 임원을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되도록 의무화하는 '여성이사할당제'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 교수는 "여성의 노동참여 확대와 임금격차 해소를 통해 2025년까지 전세계 국내 총생산(GDP) 28조달러가 증가한다"는 매킨지 글로벌연구소 자료를 인용하면서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는 굿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운열 민주당 국회의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정태호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