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현대중, 4분기만 흑자
삼성중, 유일하게 적자 기록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3분기 후판 가격 인상 등 악재를 딛고 증권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이다. 앞서 조선업 '맏형'인 현대중공업 역시 적자를 낼 것이란 예측을 깨고 흑자를 냈다. 국내 조선업계에 '봄날'이 오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유일하게 조선 '빅3' 중 적자를 기록하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았다.
대우조선해양은 14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한 17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9.2% 줄어든 2조1973억원, 순손실은 323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모두 작년보다 뒷걸음질 친 실적이지만, 증권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어든 13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주력제품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 등을 연속 건조하며 생산성이 크게 향상해 손익이 개선됐고, 해양플랜트의 추가공사 확보(체인지 오더)도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손실에 대해 "지난 7월 매각된 대우망갈리아조선소(DMHI)가 대우조선해양의 종속회사에서 제외됨에 따라 약 4600억원의 처분손실이 3분기 연결결산에서 영업외손실로 반영돼 일시적으로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중공업 역시 증권가 예상을 뒤엎는 실적을 내놓았다.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8%나 빠진 289억원에 그쳤지만, 500억원대 적자를 내 4분기 연속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사업 부문의 영업 손실에도 해양 부문에서 체인지 오더로 4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해양플랜트에서만 3386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적자 고리를 끊은 일등 공신은 '해양플랜트'인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빅3'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게 됐다. 증권가 예상치보다 2배가량 많은 영업 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영업 손실은 127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기존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인 영업 손실 578억원보다 큰 폭의 적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138억원으로 25% 줄었고, 순손실도 80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원자재 가격인상(1770억원), 3년 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900억원) 등 불가피한 손익차질 요인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와 '조선 빅3'는 지난 6월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에 있어서 핵심적인 원재료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조선업계 사정을 고려해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고, 조선 업계는 조금 더 연기해달라고 팽팽히 맞서오다 결국 '인상'에 합의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후판가 인상 등은 앞선 분기에 미리 적용해 큰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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