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규격 DDR5 D램 첫 개발
DDR4보다 전력소비 30% 줄여
SK하이닉스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이번에 개발한 DDR5 D램은 고화질 영화 11편을 단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공식 규격을 적용한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D램 기술 개발에 성공, 주요 칩셋 업체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칩셋 제공 업체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매출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업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와 연계할 수 있는 기술 표준을 완성해 양산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뜻한다"며 "설계 단계부터 이미 규격을 맞춘 제품인 만큼 차세대 D램 상용화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DDR이란 설계와 속도, 전압, 지원용량 등의 기준에 따라 D램 성능을 구분하는 JEDEC의 표준이다. 숫자가 높을 수록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DDR 규격을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데이터가 다니는 고속도로의 차선 수를 얼마나 더 넓히느냐에 따라 나는 속도의 차이를 구분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개발한 DDR5 D램은 기존의 DDR4 D램보다 동작 전압이 낮아져 전력소비량을 30% 줄일 수 있는 동시에 전송속도는 5200Mbps(초당 Mb 전송속도)로 기존 제품(3200Mbps)의 1.6배 수준이다. 이는 고화질(풀-HD)급 영화 3.7GB 11편에 해당하는 41.6GB의 데이터를 단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 8Gb DDR4 D램에 이어 같은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 DDR5 D램을 주요 칩셋 업체에 실제로 제공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공한 제품은 서버와 PC에 사용되는 'RDIMM'과 'UDIMM'으로, 특히 칩 내부에 오류정정 회로를 내장하고 있어 고용량 시스템의 신뢰성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D램의 읽기·쓰기 회로를 최적의 상태로 조정하는 '고속 트레이닝 기술' 등 초고속 동작을 위한 첨단 기술도 적용됐다. 오는 2020년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고점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잇따라 첨단 기술을 내놓으면서 '초격차'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모바일용인 LPDDR5 D램과 그래픽용인 GDDR6 D램을 각각 개발 혹은 양산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차세대 표준기술이 적용된 첨단 메모리 제품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미국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며 "글로벌 메모리 업계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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