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미래당 일정 거부
전체 상임위로 번질 가능성에
예산안 '깜깜이 심사' 졸속 우려
홍영표 "민생·경제 안중 없나"
15일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야당의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 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국회 행정안전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등 대부분의 상임위는 정상가동됐지만,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본회의 '보이콧'이 전체 상임위 의사일정 보이콧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린다고 공지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며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었던 비쟁점 법안은 이후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평가인증제 의무화를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등 비쟁점 법안 90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한국당·바른미래당이 이날 본회의 일정을 거부한 것은 지난 13일 두 정당 원내대표가 요구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경질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정당이 본회의를 거부하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20대 국회 들어 야당이 상임위, 국감 의사일정을 보이콧한 사례가 오늘까지 14번"이라며 "이쯤 되면 보이콧 중독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장관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 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일정을 볼모로 삼고 있는데,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 없는 것인지 보수야당에 묻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의사일정 보이콧 카드를 전 상임위에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정상적인 내년도 예산안 심사는 불가능하다. 내년도 예산안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상임위 예산심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예산안도 예년처럼 막바지에 '깜깜이 심사'로 졸속 처리될 공산이 크다.
특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의 증·감액을 심사할 예산안조정소위 구성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했지만, 조 장관의 임명 강행 등으로 불거진 여야의 갈등을 진화하는 데 실패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 합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회 무력화를 시도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의도가 있었고, 민주당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요구하는 조 수석의 사퇴,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대해 "두 가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고용세습과 관련된 의혹은)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감사원 감사 이후 실제 세습이 많았다면 그때 국정조사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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