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망 예고' 연하장 인기
"내년부터는 연하장 안보냅니다."
본인의 사망을 이렇게 미리 예고하는 연하장이 일본에서 인기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자신의 임종을 미리 준비하는 '슈카쓰(終活·임종 준비 활동)' 가 확산했었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슈카쓰 연하장은 다양한 의미가 있다. 우선 과도하게 퍼졌던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의미다. 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될 경우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못하는 것을 피하겠다는 의도도 있고, 한편으로는 고령으로 일일이 연하장을 챙겨 보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실제 도쿄(東京) 거주 한 변호사(72)는 올해 초 10매 가량의 슈카쓰 연하장을 받았다. 그는 "'미수(米壽·88세)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슈카쓰 연하장을 받고 보내는 경우가 있다."며 "인연이 끊긴다는 의미가 있지만 아무런 말 없이 연락이 두절되는 것보다는 제대로 인사를 한다는 점에서 배려를 느꼈다"고 말했다.
장례서비스회사 가마쿠라신쇼(鎌倉新書)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57%가 이런 슈카쓰 연하장을 받은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슈카쓰 전용 연하장까지 나왔다. 연하장 디자인을 제공하는 회사 'TB'의 경우 작년부터 슈카쓰에 활용할 문구도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밀려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친필 연하장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올해 1월1일 배달된 연하장은 10년 전에 비해 4분의 1가량 감소하긴 했어도 여전히 15억4300만장이나 된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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