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회전 책임 서로 떠넘겨
여야 간 갈등으로 정기국회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2주도 남지 않았지만, 여야 간 대치로 인해 내년도 예산, 주요 법안 심사는 중단되다시피 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조 수석의 해임과 고용참사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국회 공전의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 돌리고 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즉시 고용비리 국정조사에 응하고, 조 수석 등 국정 난맥에 책임 있는 인사를 경질하라"며 "아무런 조치 없이 예산안을 볼모로 야당에 압박만 한다면 국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사안을 덮으려 했던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뱃심과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국정조사를 통해 밝히고, 바로잡아야 할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며 "인사권자의 사과, 인사 검증자의 책임지는 모습은 야당의 과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판 깨기는 문재인 정부 들어 10번째이고,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인사권에 반발한 판 깨기는 이번이 세 번째"라며 "인생입법, 혁신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자리 예산 등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상임위는 예산심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의 최종 증액·감액을 심사해야 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구성이 늦어지면서 상임위의 예산안 심사가 끝나도 내년도 예산안 처리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관례대로 예산안조정소위를 15명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16명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소위 구성 논의는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 내에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된다 해도 여야는 쟁점법안을 놓고 예산정국 이상의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당은 지난주 열린 상임위 간사단 긴급회의에서 한국당의 중점 예산·법안을 논의했는데, 법안의 경우 정부·여당의 중점 추진 법안의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법안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한국당과 민주당이 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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