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기아자동차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모하비가 국내 출시 11년 만에 10만대를 돌파했다. 출시 이후 세대변경 없이 명맥을 이어왔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에서 '정체성'과 '품질'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먹기'라는 지적도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처음 출시된 약 10년 10개월 동안 국내에서 모두 10만982대가 판매됐다. 10만대 판매는 쌍용차 렉스턴(렉스턴 스포츠 제외 24만842대)과 현대차 테라칸(10만7334대·단종) 이후 대형 SUV로는 처음이다.
모하비는 2008년 출시 이후 10년이 넘도록 기본 차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통상 현대·기아차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출시 주기가 5~6년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2번의 완전변경을 거쳐야 하지만, 2016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한 차례 진행한 게 고작이다. 세대변경이나, 차명 변경도 없이 사실상 연식변경만 이뤄지고 있다.
사실 모하비는 '단종' 위기를 겪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배기가스규제인 유로6 시행을 앞두고 베라크루즈와 모하비 등 3.0ℓ엔진을 적용한 대형 SUV 두 차종의 단종을 고민했다. 결국 해를 거듭할수록 판매량이 줄어든 베라크루즈와 달리, 마니아층의 지지로 꾸준한 수요가 있는 모하비는 살아남았다.
실제 모하비는 뒤늦게 '빛'을 본 차종이다. 2008년 출시 첫해 판매량은 8889대였지만, 2010년 반 토막 수준인 5666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출시 7년 만인 2014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2016년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해 1만4972대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는 1만5205대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대개 신차 출시 직후 인기를 끄는 다른 모델과 달리,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를 끄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출시 이후 11년 간 시장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며 '품질'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경쟁차종인 쌍용차 렉스턴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18년째 같은 차명을 유지하고 있으나 작년 G4 렉스턴으로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쳤다. 이 때문에 첫 출시 당시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는 모델은 현재 국내에서 모하비가 유일하다.
모하비는 국내 유일 후륜구동 기반 프레임바디 타입 대형 SUV다. 국산 SUV 중 가장 배기량이 큰 3.0ℓ 경유 엔진을 얹었다. 수차례 이어진 연식변경에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해 고급 내장재와 편의 장비를 다양하게 적용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별다른 외관변경 없이 연식변경만 내놓는 탓에 우려먹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모하비의 인기 속에 최근 국내에서 다양한 대형 SUV 모델들이 추가되며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대형 SUV 전성시대'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한국GM 트래버스 등이 출격을 대기 중이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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