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수사관련 대통령에 일갈
"거짓과 선동 언론 조작 허용해선 안돼
이젠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야"
워터게이트 특종 칼 번스타인
"백악관 언론 회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짓말 선전장입니다. 따라서 미국 언론사들은 이를 방영할 때 편집과 사실확인(fact-checking)을 거쳐야 합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출신의 '워터게이트 듀오' 중진언론인 칼 번스타인은 CNN '릴라이어블 소스'(Reliable Sources)에 출연해 "현재 백악관 언론회견 등을 그대로 전면 방영하는 것은 백악관의 선전행위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번스타인은 지난 1972년 WP 현역시절 동료 기자인 밥 우드워드와 함께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해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 낸 인물이다. 현재는 CNN의 정치분석가로 활동 중이다.
번스타인은 그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거짓말하는 대통령은 한 명도 없었다", "닉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 9월에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한 국가비상사태에 처해있다"면서 "이제는 공화당이 대통령에 맞설 시기"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적합한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미 의회에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번스타인을 '엉터리'(sloppy)로 지칭, "과거에 살면서 타락한 바보처럼 생각하며 이야기를 지어내고 또 지어내는 사람"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날 번스타인은 "트럼프의 거짓말, 통상적인 대통령들과 전혀 다른 그의 행동을 고려할 때 그의 기자회견과 브리핑을 다른 방식으로 커버할 필요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언론 회견에는 부정과 거짓이 가득 담겨있다. 따라서 언론은 현장에 임해야 함은 물론, 편집과 함께 무엇이 뉴스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그(트럼프)가 거짓과 선전, 선동을 위해 언론을 조작하도록 단순히 그에게 마이크를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기자회견이나 뉴스브리핑이 끝난 뒤 편집된 영상과 함께 '스토리'를 방영할 것을 제시했다. 다만 번스타인은 "언론 브리핑 전문은 기록 차원에서 뉴스 웹사이트에 게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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