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날 곤 회장과 닛산자동차의 그레그 켈리 대표이사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도쿄지검은 수사 과정에서 회사 측과 일본판 플리바게닝을 했다.
이 제도는 용의자나 피고가 다른 사람의 범죄를 알려주는 등 수사에 협조하면 검찰이 기소하지 않거나 구형량을 줄여주는 제도다. 지난 6월 도입됐으며 적용 대상은 부패, 탈세, 짬짜미 등 경제 사건, 약물이나 총기 사건 등이다.
곤 회장은 2011~2015년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임원 보수를 실제보다 총 50억엔(약 500억 원)가량 적게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정당한 이유 없이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레바논 베이루트,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세계 4개국에서 회사로부터 주택을 제공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자동차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부 고발을 받고 자체 조사를 진행, 검찰과 함께 자사의 수장 비리를 밝혀냈다. 닛산 자동차 측은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내부 고발로 수개월 간 곤 회장의 부정행위를 조사해 온 결과 회사 자금 유용 등 복수의 중대한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검찰 수사에 전면 협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한 분노와 낙담을 느끼고 있다"며 곤 회장을 강력 질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번 사건에 일본 측 경영진과 곤 회장 사이의 갈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곤 회장은 르노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의 회장을 맡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그룹의 지분 15.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요미우리는 "곤 회장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이카와 히로토 대표이사 사장 측이 곤 회장이 2015년 프랑스 정부의 의향을 받아들여 르노와 닛산의 완전한 경영 통합을 추진한 것에 대해 강하게 경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은 주식 시장도 휩쓸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닛산자동차의 주가는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했다. 같은날 파리 주식 시장의 르노 주가도 한때 13%까지 떨어졌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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