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사의 신규요금제 출시로 기존 가입자가 이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면서, 알뜰폰 업체들은 신규요금제 도매 제공과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원기 제2차관 주재로 알뜰통신사업자(9개 업체)와 포스트타워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맹호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과장과 윤용 CJ헬로 부사장, 김선중 SK텔링크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현재 망 제공 방식은 두가지다. 우선 종량방식(RM방식, MB당 3.65원)은 음성통화 1분당, 데이터 1MB당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또 R/S(수익배분방식)는 요금제를 통째로 넘기고 수익을 배분받는 방식이다. 종량 방식은 의무사항이지만 R/S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알뜰폰 업계는 "현행 R/S방식의 망도매가 의무(법제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망도매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종량방식으로는 설계가 가능하지만 이 경우 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라가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 알뜰폰 업계는 후불가입자 수가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큰 위기에 몰리고 있다. 선불을 제외한 알뜰통신 후불가입자는 지난 5월 이후 지속 감소해 9월 가입자(357만)가 1월 가입자(360만)보다 3만명 적은 상태다.
알뜰폰 업계는 이에 △이통3사 신규요금제 및 속도제어(QoS) 부가서비스 즉시 도매제공 △2019년도 도매대가 조기 산정·결정(2019년 3월 내 도매대가 산정방안 마련해 상반기 내 결정) △이통3사 B2B 요금 수준의 사전 대량구매(특히 데이터)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 자회사의 지나친 저가요금 공세와 시장확대 시도 차단을 위한 규제 도입도 필요하다"면서 "알뜰폰이 실질적 경쟁 주체로 성장하도록 원가 기반 도매대가 산정방식 도입 등 관련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신규 요금제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요금제를 R/S 방식으로 제공 중인데, 여기에 신규요금제까지 제공해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통신업계는 이통사가 자체적으로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설계한 신규요금제를 출시 직후 알뜰폰에 제공해야 할 경우 △이통사의 신규요금제 출시 유인이 저하되며 △다른 제도와도 형평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어려우니 T플랜 같은 이통사 신규 요금제도 알뜰폰이 가져다가 반값에 팔 수 있게 해달라는 건, 케이블TV 업계가 어려우니 최신 영화를 극장 개봉 즉시 케이블TV에서도 반값에 팔게 해 달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원기 차관은 "알뜰폰은 통신정책의 중요한 한 축인데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알뜰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