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했던 가격거품 여전히 반영
금리인상에 추가하락 여부 관망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는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진 이후 이달 16억3000만원까지 낮춘 급매물이 나왔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아파트 전용면적 59.88㎡도 지난 9월 12억91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진 이후 두 달 가까이 실거래가 뚝 끊겼다. 호가 역시 이달 최저 12억원의 매물이 나와 두 달 새 호가가 약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달들어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들의 호가가 1억~2억원 가까이 떨어지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은 꿈쩍도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는 실제 호가하락이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올해 급등했던 가격거품이 여전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은 이달 12일과 19일 각각 -0.01%와 -0.0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3.77%, 올해 7.18% 매매가격이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급등했던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올해 올랐던 가격 이상은 떨어져야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매를 생각하는 고객들은 연말 연초까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실제 가격전망을 물어보는 상담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데 손님에게 그렇지 않으니 지금 사야한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도 "올 초만 하더라도 은마아파트가 14억원대에 거래가 됐었는데 1년도 안된 사이에 17억~18억원까지 올랐으니 매물을 오래 지켜보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사실 크게 떨어졌다고 체감하기 어렵다"며 "일반아파트는 재건축처럼 올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실제로 호가가 많이 빠지지 않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실수요자들은 금리인상 등의 악재로 추가 가격하락이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오는 3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마지막 회의로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6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2904건으로 지난해 11월(6404건)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영등포구로 전셋집을 구해 이사를 한 신혼부부는 "서울 안에서 청약을 계속 넣고 있지만 당첨은 되지 않고, 매매도 생각했지만 오래된 아파트에 비싼 돈을 들이기가 부담스럽다"며 "아파트시장 분위기가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 같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많아 우선 전세에 살면서 가격이 낮아지길 기다려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가격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아름 부동산114 팀장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매도호가도 하향조정되고 있지만 지역이나 단지가 아직은 한정적"이라며 "매수 관망세는 더욱 확고해지고 당분간 가격 조정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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