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 12곳 중 8곳 완판 실패
건설사 분양사업계획 불투명
미분양관리지역 85%가 지방
고성·완주·목포 등 4곳 추가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연말 막바지 청약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서울·수도권과 달리, 최근 지방에서 분양에 나선 중견·소형건설사 3곳 중 2곳은 미분양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청약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연말과 내년 건설사들의 사업계획도 불투명해졌다.
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10~11월 수도권 및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사업지에서 분양에 나선 중소건설사 사업지 12곳 중 8곳이 완판에 실패했다.
10월 진행된 중소건설사의 지방사업지는 총 7곳으로 경산(2곳), 익산, 강릉, 영월, 영주, 제주 등이다. 이 중 경북에서 분양한 모현 오투그란데 프리미어, 경산하양A1블록 호반베르디움, 경산하양A2블록 우미린을 제외한 4개 사업지는 미분양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희건설이 강릉에 공급한 강릉주문진 서희스타힐스는 201가구 모집에 3건의 청약통장만 접수됐다. 대림종합건설이 분양한 영월 코아루 다미아도 279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접수는 단 1건에 그쳤다. 이 밖에 지엘건설의 풍기코아루와 제이에이치건설의 제주 동광리 신화오션빌도 각각 111가구, 44가구 모집에 48건, 3건만 청약접수됐다.
지난달도 사정은 비슷했다. 5곳 중 1곳만 미분양을 면했으며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11위의 한화건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지방에서 분양사업을 진행한 건설사는 극동건설, 계룡건설산업, 광신종합건설, 한화건설, 양우건설 등 5곳이지만 이 중 양우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완판에 실패했다.
한화건설은 최근 지방에서도 지역산업침체로 집값하락속도가 가파른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분양에 나섰다 고배를 마셨다. 한화건설이 분양한 거제 장평 꿈에그린은 259가구에 대해 청약을 진행했으나 접수된 건수는 90건에 그쳤다.
한화건설 다음으로 지난달 지방 분양사업에 실패한 건설사 중 가장 몸집이 큰 곳은 계룡건설산업이다. 계룡건설산업은 시공능력평가 18위 수준으로, 충청북도 옥천군에서 분양에 나섰다 미분양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계룡건설산업이 분양한 옥천 계룡 리슈빌은 284세대를 모집해 75건만 접수됐다. 이 외 광신종합건설의 전주 송천동 광신프로그레스(166가구 모집에 70건 접수), 극동건설의 극동스타클래스 영월(292가구 모집에 255건 접수)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는 최근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청약시장 여건이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발표된 전국 미분양관리지역은 총 33곳으로 전달 대비 4곳이 더 늘었다. 추가된 4곳은 강원 고성군, 충북 음성군, 전북 완주군, 전남 목포시 등 모두 지방이다. 또 현재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33곳 중 28곳이 지방으로 전체의 85%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말과 연초 지방 분양사업계획이 잡혀있는 건설사들의 사업계획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일부를 제외하면 지방 사업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분양계획을 조절하려면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와 분양시기 조절로 인한 금융비용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연말 분양을 내년 초로 연기한다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아직 없어 딜레마"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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