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전망 보고서
상승·하강 반복 W자형 더블딥
수요 부진 때 장기침체 우려도
현재 경기가 하강 국면이며 이 같은 흐름이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초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경기 하방 리스크 관리를 통한 경제 복원력 강화'라는 보고서에서 경기 국면이 지난해 5월을 정점으로 하강하는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제 11순환기에 따라 2013년 3월을 저점으로 지난해 5월까지 상승했다가 현재 하강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향후 경기 저점은 내년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만 2020년 이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경기 저점 이후 경기가 회복할지는 불투명하다. 대내외 리스크의 현실화 여부에 따른 수요 회복 강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요와 국내 수요가 충분할 경우 U자형인 정상적 경기 회복 시나리오를 따를 것이다. 하지만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에는 저점 부근에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W자형 더블딥 가능성이 있고 수요가 침체를 못 벗어나면 불황이 지속되는 L자형 장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성장세는 내수 부문이 역성장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수출이 방어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실제 3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였는데, 내수 성장기여도(-1.3%포인트)는 전 분기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 수출 기여도가 1.9%포인트에 달했다.
지난해 반도체 중심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저효과로 설비투자는 부진한 상태고 건설경기도 침체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소비는 그나마 내구재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 고용 부진, 소비 심리 악화 등으로 소비 절벽 리스크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진단됐다.
성장세를 떠받치던 수출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다. 올해 1∼9월 총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4.7%였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7% 감소했다. 반도체 외에 다른 산업의 수출 경쟁력은 좋지 않다는 의미다. 그나마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 경기도 점차 꺾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대외적으로 보면 세계 경기, 중국 경기 하강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클 수 있어 우려를 낳는다.
연구원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수출증가율은 1.6%포인트,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 압력이 생긴다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하되 필요하면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하는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재정 지출 증가율을 높이고 내년 상반기 조기 집행에 주력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수출 경기 급랭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며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이 집중되는 취약 부문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은애기자 eu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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