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전환 우려 소수의견"
장기국채 수요증대 영향 제시
미 경기부양효과 내년중 악화
성장세 둔화 속도 빨라질수도
최근 미국의 장단기 채권 수익률 곡선 평탄화와 완전고용 수준을 크게 하회하는 실업률 등에 따라 미국의 경기 침체 논란이 나오지만 한국은행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9일 낸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논의 배경'에서 "미국 금융·노동·주택 시장지표 움직임을 두고 경기침체 국면 전환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으나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가 내년 중 약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커 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 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이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성장 둔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미 국채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를 보이는 모습도 미 경기 하강이 빨라질 것으로 점쳐지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 장기국채인 10년물 금리와 단기국채인 2년물 금리 격차는 11년 만에 최소치를 보였고, 5년물 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3년물 금리보다 높았다.
지난 1960년대 이후 7차례의 경기 침체 사례는 모두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발생했다. 이에 최근의 장단기 금리 차 축소 또는 역전이 경기 침체의 전조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장기 금리 상승 제한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및 안전자산 선호 등 미국 장기 국채 수요 증대와 같은 영향도 받고 있어 미국 경제의 부정적 전망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보다 낮아 고용시장이 과열됐다는 점이 경기 침체의 전조라는 우려도 있다. 지난 10월 미국 실업률은 3.7%로 완전고용 수준인 4.6%를 크게 하회했다. 이번 실업률 하락이 지속된 기간(108개월)도 과거 7차례 경기 상승 기간(56개월)을 크게 웃돈다. 자연실업률과의 격차를 나타내는 실업률갭 역시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마이너스 폭도 1960년대 이후 네 번째로 큰 0.8%포인트다.
JP모건은 "고용시장 과열이 가파른 임금상승 및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정책기조가 긴축 전환되면 경기 침체가 도래할 수 있다"며 "과거 사례에서도 고용시장 과열이 경기 침체로 이어진 적이 있어 이번에도 침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주택 투자도 감소로 전환한 가운데 주택 가격 역시 신축주택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주택시장 부진은 건설경기 위축은 물론 부의 효과를 통해 주택보유가구의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경기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최근 물가 상황을 비춰 볼 때 고용 호조가 정책 기조의 급격한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고용시장 호조에 따른 가계 소득 여건 개선으로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도 여전히 낮다"고 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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