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 등 부작용 속출
현대카드 대규모 구조조정 예고
3년간 카드사 순익 1.5조 줄 듯
오는 11일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경제팀이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의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청했던 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의 2기 집행부 출범을 앞두고 고용 부진, 성장 동력 부족 등으로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이어 11일에 예정된 취임식 이후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게 된다.
홍 후보자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될 과제는 오는 12일 발표될 11월 고용동향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7월부터 4개월째 10만명대를 밑돌고 있다. 1~10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9만6800명으로 정부 목표치인 18만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현실은 더욱 춥다. 정부 청년 일자리 창출에 호응해 신입 직원을 대거 뽑은 은행이 임금피크제에 돌입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신용카드사 감원은 유독 눈에 띈다. 현대카드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400명의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섰으며 신한카드는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200명을 감축했다.
관련 노조는 이에 "정부의 정책 실패 탓"이라며 반발하고있다. 연이은 최저임금 두 자릿수 상승 등으로 영세자영업자 대란이 일자, 정부가 신용카드사 수수료 인하를 대안으로 내놓은 탓이라는 것이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년간 카드사 순익은 1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에 자영업자는 반기지만 노조는 일자리를 잃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을' 간의 싸움만 부추긴 꼴이다.
당장 며칠 뒤 2019년이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두 자릿 수 오르기 때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으로 올해에 비해 10.9% 오르면서 자영업자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처벌 유예기간도 종료된다. 벌써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고소, 고발 대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J노믹스 2기 역시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홍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쟁이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경제지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두 자릿 수 인상하면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최저임금도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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