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발견된 유서 공개
지난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은 유서에 "지금 그 때 일(세월호 참사)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썼다.
이 전 사령관의 변호인은 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서를 공개했다. 전날 이 전 사령관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숨졌다. 이날 오후 2시48분 사망확인이 됐고 시신은 경찰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 당시 유서도 함께 있었다.
이 전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썼다. 이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되는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썼다.
이 전 사령관은 또 "영장심사를 담당해 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검찰을 향한 메시지도 담겼다. 그는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 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2013년 10월부터 1년간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한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른바 '세월호 정국'이 박근혜 정권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세월호 유족 동향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았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달 3일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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