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 프렌즈'과 인터뷰에서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업무 만찬 당시에는 멍 부회장의 체포 사실과 관련해) 알지 못했다"며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대통령은 추후에 알았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지난 6일 백악관의 한 관리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을 하기 전까지 미국이 캐나다에 멍 부회장의 인도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업무 만찬이 끝난 뒤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뒤 극도로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방송에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멍 부회장의 체포가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 파장을 우려한 듯 "멍 부회장 사건은 형사 사법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이번 사건과 미·중 무역협상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선 긋기에도 멍 부회장 체포 사태에 대한 파장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은 전날 캐나다 대사에 이어 이날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 멍 부회장 체포에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미국을 향해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중국 국민의 합법적인 권리는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캐나다 측은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환승 중인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며 "미국은 습관적으로 자국법을 국제법 위에 두고 패권주의적 행태로 온갖 간섭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같은 날 사평에서 "미국은 멍 부회장의 체포 사건을 '독립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현재 진행되는 중·미 간 무역 협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두 사건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도 중국은 미국과 캐나다에 지속적인 교섭을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들의 사법 수단을 남용해 중국 국민을 겁박했다"며 "미국과 캐나다가 중국 국민에 대해 악랄한 행위를 한 책임은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중국은 장차 이에 대해 강력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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