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사실상 협치는 끝났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이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을 주장하며 10일로 7일째 국회농성을 계속하고 있어 정국 경색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맞았다. 이날로 단식 5일 차인 손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은 탄핵되고 정권을 바뀌었지만, 두 마리의 괴물이 아직도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다"며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잡은 더불어민주당과 촛불혁명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자유한국당은 손잡고 짬짜미 예산을 통과시키며 선거제도 개혁을 거부했다"고 말했다.손 대표는 "민주당은 이미 제왕처럼 군림하고 있고 한국당은 심판을 받은 뒤 간판만 바꿔 달고 선거제도까지 자기 입맛에 맞게 요리한다"며 "이것이 양당제의 큰 맹점"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민주당과의 '협치종료'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회 본관 앞 농성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한국당과 기득권 동맹을 맺었으니 이제 조건 없는 협치는 불가능하다"며 "사실상 협치는 끝났다. 협치 종료를 정식 선언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와 함께 5일째 단식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이 시점을 놓치면 거대 양당의 극단적인 대결 정치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정개특위에서 정치개혁안에 합의할 때까지 단식농성을 풀지 않고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야 3당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민주당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중점 법안과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야 3당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선거제 개편에 동의하기엔 정치적인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손 대표를 찾아 선거제 개혁 문제는 정개특위에서 논의될 문제고, 선거제 개혁을 다른 현안과 연계하는 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손 대표가 단식을 풀면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협상이 끝날 때까지 몸을 바치겠다"고 이 대표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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