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체포 양국 관계 균열
"내년 3월1일 단호한 최종 시한
90일이 지나면 관세 인상될 것"
협상 연장 가능성 기대에 일축
중국도 비난 쏟아내며 대반격
미·중 무역 휴전 협상이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 체포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내년 3월 1일이 "단호한 최종시한"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도 일제히 미국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다시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내 생각으로는 단호한 최종시한"이라며 "내가 대통령과 이야기할 때 그는 3월 1일을 넘기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90일이 지나면 관세가 인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날 발언은 협상이 연장될 수도 있다는 일각의 기대를 일축하는 것이다. 동시에 대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7일 CNBC에 출연해 "90일 안에 많은 성공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약 좋은 움직임이 있고 좋은 조치가 있다면 대통령은 90일을 연장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들로 위원장의 인터뷰가 방송된 직후 나바로 국장은 CNN에 출연해 "90일 동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멍 부회장의 체포가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 파장을 우려한 듯 "멍 부회장 사건은 형사 사법의 문제"라며 "이번 사건과 미·중 무역협상은 완전히 별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이날 테리 브랜스태드 미국 대사를 초치, 멍 부회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중국 국민의 합법적인 권리는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법률적으로 봤을 때도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캐나다 측은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환승 중인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습관적으로 자국법을 국제법 위에 두고 패권주의적 행태로 온갖 간섭을 하고 있다"며 "캐나다도 국제법은 고려하지 않고, 미국의 지시에 따라 미국의 패권주의 행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산하 잡지 종성을 통해 "중국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절대로 어떤 일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누구도 절대로 중국을 얕보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도 같은 날 사평을 내고 "미국은 멍 부회장의 체포 사건을 '독립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현재 진행되는 중미 간 무역 협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캐나다가 중국 국민에 대해 악랄한 행위를 한 책임은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중국은 장차 이에 대해 강력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멍 부회장은 미국 수사당국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며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심리 기간 보석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