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주식거래가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긍정론과 함께 분식회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부정적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거래 재개가 행정소송, 가처분신청 등 향후 법리 공방에 어떻게 작용할 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 판단으로 지난달 14일 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10일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에서 상장 유지가 결정돼 11일부터 거래가 재개된 상태다.
삼성바이오는 거래가 재개된 11일 장중 한 때, 25.56% 급등한 42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거래 중단 직전 한때 13위까지 밀리기도 했던 이 회사의 시가총액 순위도 4위로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11월 상장 당시부터 이어진 회계 관련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장기적인 성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그에 따른 CMO(위탁생산) 산업의 풍부한 수요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산업 자체에 대한 신뢰도 훼손이라는 부정적 영향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한 바이오벤처 투자 전문가는 "바이오주 사수는 거래재개의 단기적 효과일 뿐"이라며 "분식회계로 결론이 난 문제 있는 기업이 상장유지 됐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신뢰에 흠집을 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 대한 상장유지 결정이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 가처분신청 등 법리 공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진행 중인 행정소송·가처분신청과 주식거래 재개 간에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이번 거래소의 판단은 기존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내린 것이지, 분식회계로 결론냈던 것을 넘어서는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는 증선위가 내린 △재무제표 재작성 시정요구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담당 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청구하고, 이와 함께 취소청구 사건의 판결 이후까지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한 바 있다. 행정소송과 집행정지의 대상은 행정처분에 한정되기 때문에 검찰고발이나 거래소 상장폐지 실질심사, 매매거래정지 등은 해당 소송·집행정지 신청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집행정지의 경우, 이르면 오는 26일, 늦으면 내년 1월2일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 지면 삼성바이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재무제표를 재작성하는 등의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관련 일지<자료: 한국거래소·삼성바이오로직스·증권선물위원회 취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