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연료전기차를 앞세워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히면서 '반값연봉'을 앞세운 광주형 일자리가 머쓱해졌다. 광주시가 '노·사·민·정 대타협'이라는 취지로 추진한 현대차 광주공장 유치 계획은 사실상 정치적 논리로 접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미래차 대표주자로 꼽히는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이번 일자리 창출 계획과 광주공장 유치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시가 현대차와 합작법인을 세워 운영할 계획인 완성차 공장은 연간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10만대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약 1만개 이상의 직·간접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형 일자리는 2014년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취임 이전 '좋은 일자리 1만개 창출'이라는 공약에서 비롯됐다. 이후 광주시 내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속도를 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그러다 작년 7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에 포함돼 재점화했다. 이후 현대차가 올해 6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거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며 급물살을 탔다.
오랜 여정의 끝에 이달 광주시와 현대차가 투자 합의에 이르며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 듯했지만, 결국 노동계의 반발로 미궁 속에 빠진 상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노·사·민·정 대타협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여건을 확인해준 사례"라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기존과 같은 태도로는 혁신을 이뤄내기는 무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기존 계획대로 현대차 광주공장 유치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추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화요 간부회의에서 "당사자 간 신뢰만 회복되면 마지막 쟁점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을 가슴에 새기고 당사자 간의 신뢰회복과 투자환경 조성과 신설법인의 경쟁력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형 일자리는 당초 광주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한국경제의 체질 강화와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가 됐다"며 "흔들리지 말고 시대정신과 국민만 믿고 담대하게 우리 길을 가면 광주가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양혁기자 mj@dt.co.kr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개발업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가 현장 실사를 나온 현대자동차 실무진 9명에게 완성차 공장 부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