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법원은 이날 멍 부회장이 1000만 캐나다달러(84억5000만원) 상당의 보석금을 내고 전자 발찌를 착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그에 대한 보석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법원에서 보석 심리를 담당한 윌리엄 어크 판사는 "많은 추천서를 가진, 잘 교육받은 비즈니스 우먼인 멍 부회장이 도주의 우려를 보이지 않는다"며 "제시된 보석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향후 인도 여부를 결정할) 심리에 출석하지 않을 위험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방 조건에 따라 멍 부회장은 오후 11시~익일 오전 6시 사이에는 반드시 밴쿠버에 위치한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멍 부회장의 거처는 밴쿠버에 있는 주택 2곳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미국의 범죄 혐의자 수배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보석 여부를 두고 심리를 받아왔다. 그는 미국의 대 이란제재를 위반할 목적으로 국제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멍 CFO의 체포에 대해 중국 당국과 화웨이는 "혐의에 근거가 없으며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일각에선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업무만찬을 계기로 도출된 '무역전쟁 90일 휴전'에 악영향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캐나다 법원이 멍 부회장의 보석을 결정하자 중국 주요 매체들은 긴급 속보를 타전했다. 매체들은 "멍 부회장이 다른 범죄 기록이 없고, 현재 건강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캐나다 법원에서 고려해 보석이 결정됐다"면서 "멍 부회장의 집이 오타와에 있다는 점도 보석 결정에 참작 사유가 됐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적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캐나다 전직 외교관을 억류했다. 이와 관련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국민이 중국에 구금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미국이 캐나다 국민의 중국 억류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모든 종류의 자의적 구금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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