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주 52시간 근로제 등
부작용 점검·보완에 계기될 듯
문 대통령은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12일 홍 부총리로부터 경제현안을 보고받았다. 보고는 약 100분간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경제팀은 신임 부총리 중심의 원팀으로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홍 부총리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논의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이날 대통령에 현안보고를 마치고 취임 후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52시간 근로 등 시장 목소리를 반영해 속도조정이 필요하면 보완하겠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문 대통령도 속도 조절의 필요성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과 홍 부총리는 전날 각각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와 취임식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위원회 구성과 최저임금 산정 방식에 대한 개편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청와대가 결정 내린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최저임금위원회 전문가 TF(태스크포스)에서 결정구조 개편에 관한 권고가 이미 있었다"고 밝혀 개편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 활력과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두고 내년 경제 정책은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보완 대책 등 부작용이 큰 정책을 수정하는 한편 혁신 성장 등 민간을 중심으로 한 성장 위주의 정책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이 '활력'을 수차례 언급한 것을 두고 다음 주 발표되는 '2019경제정책 방향'에 대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는 유인책이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경제현안 보고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정책의 가시적인 성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홍 부총리의 경제현안 보고는 앞으로 격주로 진행된다. 홍 부총리의 제안에 문 대통령이 수락한 것인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월 1회 현안보고를 했었다. 대통령에 보고하고 토론한 내용은 국민들에게도 공개하기로 했다. 또 홍 부총리는 경제장관들과 청와대 수석이 참석하는 조율 모임을 갖기로 했다. 이는 김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간의 투톱 논란이나 청와대가 경제정책을 주도한다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이 홍 부총리가 취임한 지 하루 만에 정례보고를 받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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