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임원 첫 연구개발본부장 임명
50대 사장단 빠른 의사결정 기대
판매부진 타개·지배구조 개편 속도
현대건설 부회장
현대·기아차 사장
현대·기아차 사장
현대·기아차 사장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오트론 사장
현대로템 부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경영진 인사로 내비친 의지는 단호했다. '세대교체'와 '능력중심'이 핵심이다. 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순차적으로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주요 부서에 인재 등용을 단행했다. '정의선호'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면서 판매부진 타개와 경영승계 마지막 퍼즐인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사장단 인사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제외한 기존 부회장 6명 가운데 2명이 계열사로 이동하고, 2명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급 인사는 최근까지 10년 가까이 변화 없이 지속돼왔다. 그만큼 내부 쇄신이 절박하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은 정 수석부회장을 제외한 '5인 체제'로 재구성됐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현대·기아차 내 부회장이 대규모로 물갈이됐다.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고, 연구개발(R&D)을 총괄했던 권문식·양웅철 부회장은 고문으로 위촉되며 경영에서 물러났다. 윤여철 현대·기아차 노무·국내생산 담당 부회장만 자리를 지켰다. 정진행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건설로 옮겼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 승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인사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에도 주는 '세대교체'였다. 잇단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부문에서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중국사업을 총괄했던 설영흥 상임고문을 비상임고문으로 위촉한 게 대표적이다. 설 고문은 현대차그룹에서 20년 이상 중국사업을 담당해왔다. 곧이어 미국 등 해외부문 임원 인사도 이어졌다.
통상 크리스마스인 25일 전후로 단행했던 인사를 열흘가량 앞당기면서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를 위한 파격적인 인사도 이어졌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처음이다. 실력 위주의 핵심 인재 중용으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비어만 사장은 이미 벨로스터 N, i30 N과 같은 고성능차 브랜드 'N' 출범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수석부회장의 '심복'으로 평가받는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부사장은 영입 1년 만에 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전략기술본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략기술본부는 작년 2월 출범한 이후 정 수석부회장의 진두지휘아래 단기간에 그룹 내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했다. 이외 사장단도 50대 인사로 포진하며 젊은 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한층 젊어진 조직문화와 빠른 의사결정 속도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건용 현대로템 신임 대표이사, 여수동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 문대흥 현대오트론 신임 사장, 방창섭 현대케피코 신임 대표 등이 모두 50대다.
앞으로 정 수석부회장은 세대교체로 판매 부진을 타개하고, 경영승계 마지막 퍼즐인 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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