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은행주공 재건축 수주 실패
불법 금품 살포 등 불명예 치명타
용인시 분양승인 과제까지 산적
최근 대형 사업 수주 실패와 전례 없던 분양취소 통보, 재건축 수주과정에서 불법 금품 살포 등 '삼중고'를 맞은 대우건설이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달 초 성남은행주공 시공사 선정에서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밀려 탈락했다. 이 공사는 사업비 총 8000억 규모의 올해 마지막 대형 사업으로, 대우건설은 이례적으로 김형 사장까지 사업설명회에 직접 나섰지만 GS건설 컨소시엄에 107표 차이로 밀려 고배를 마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례 없던 분양승인 철회 통보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문을 열고 이달 초 분양을 하려했던 '수지 스카이뷰 푸르지오'는 지난 4일 분양승인 철회 통보를 받았다. 용인시가 분양승인을 철회했던 이유는 단지가 들어서면 인근 학교가 수용할 수 있는 학생들의 허용 범위를 초과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다행히 용인시가 분양승인 철회를 취소하고 분양일정을 재개하도록 했지만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시행사와 용인시가 조율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여기에 입주 전까지 시행사가 초등학교 배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숙제로 남았다.
재건축 수주과정에서 불법 금품살포를 했다는 불명예도 안았다. 지난 1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강남 재건축 시공권 수주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했다는 혐의가 드러나 현대건설, 롯데건설과 함께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조사결과 대우건설은 조합 및 조합원에게 2억3000만원의 금품을 전달하며 이번에 적발된3사(현대건설 1억1000만원, 롯데건설 2억원) 중 금액 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 3분기까지 대우건설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덮친 '삼중고'는 혹독한 수준이다.
그나마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은 고무적인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915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3분기보다 68.6% 급증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들어 3분기 연속 안정적인 실적을 거둔 것이다. 3분기 기준 매출은 8조3452억원, 수주는 6조5000억원을 기록해 올해 목표 대비 각각 70%, 80% 수준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내년에도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발판으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수년째 국내 건설사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대우건설은 올해 선전했다. 지난해 7억8703만 달러 규모를 수주하며 해외진출 업체 중 9위를 기록했던 대우건설은 올해는 12일 기준 누적 17억1343만 달러를 수주해 13억6685만 달러를 수주한 대림산업을 제치고 5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수주금액과 비교하면 118% 폭증한 수준이다. 올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전체 해외공사 수주금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금액을 2배 이상 늘린 대우건설의 역량은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부의 강점 중 하나가 LNG 관련 액화 플랜트 및 재기화플랜트 시공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LNG 액화플랜트 EPC는 해외 소수 EPC 업체간 카르텔이 형성돼 있는 영역으로 신규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지만 대우건설은 향후 수주 영역이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외 현장 중 가장 부담이 컸던 모로코 사피 발전소가 12월 1호기 상업운전 승인으로 종료된다"며 "해외부실 마무리와 국내외 개발형 주택사업 확대로 이익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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