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가격 높지만 버블 수준은 아니야
신용 낮은 회사채 파생상품 문제 있어
지금은 건전성 시스템 완성할 단계"
재닛 옐런 前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 금융시스템에 여전히 구멍이 있다. 규제 후퇴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또다른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은 미 금융시스템을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경제매체 CN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옐런 전 의장은 10일 뉴욕시립대에서 열린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 교수와의 대담에서 레버리지론(leveraged loan)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규제 당국은 그런 문제에서 금융시스템 전반이 아닌 개별 은행에 대해서만 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자산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버블 수준은 아니며 전반적인 레버리지 수준이 과거처럼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론은 채무가 이미 많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의미한다. 인수하려는 기업 자산을 담보로 인수자금을 대출받는 것을 지칭하기도 한다.
옐런 전 의장은 지난 10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1조3000억 달러(1480조원) 규모의 레버리지론 시장을 가리켜 "이런 대출과 관련된 시스템 리스크를 우려한다"면서 "미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을 잊어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옐런 전 의장은 "끝나지 않은 규제 어젠다가 남아있다. 그런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해야만 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여전히 구멍이 있고, 규제 후퇴가 있다. 우리가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또 "상황이 개선됐지만 시스템에 거대한 구멍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금융위기를 몰고 왔듯이 신용도 낮은 회사채를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 문제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어 옐런 전 의장은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해 "가까운 시기에 2008년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그동안 은행 건전성·안전성 관리가 개선됐다. 그러나 위험을 시장에 내다 파는 행위는 조심해야 한다. 지금은 탈규제보다 건전성 관리 시스템을 완성해야 할 단계다"라고 지적했다.
옐런 전 의장은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기준금리는 낮고, 지난 수십년간 머물렀던 것보다 더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2.25%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연준은 5%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면서 "이는 (향후 경기침체 시) 역사적으로 해왔던 것보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scope)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46년 뉴욕 브루클린 출생으로 브라운대 경제학 학사와 예일대 박사 출신이다. 그는 2010년 FRB 부의장과 2014년 제15대 FRB 의장을 역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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