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기고] `스마트 마켓` 유통업 혁신 트는 물꼬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12/2018121302102369640001[1].jpg?var=0125 "[기고] `스마트 마켓` 유통업 혁신 트는 물꼬다")
올해 초 무인점포 아마존 고(Amazon Go)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자동결제가 이뤄져,소비자들은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아마존고 어플리케이션만 있으면 입장부터 결제까지 '원스톱' 진행이 가능하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와 마켓 앤 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유통산업에서 사물인터넷시장 규모는 2025년 944억 달러,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5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 전역에서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 최신 ICT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업이 혁신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리테일테크를 통한 스마트마켓의 구현이다. 리테일테크는 소매와 기술이 결합하는 것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국내외 선진 기업들이 결제, 데이터 분석, 제품 추천, 소매점 관리, 소셜미디어 연계 등 다양한 영역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O2O서비스, 제품 추적,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 실감형 VR 스토어, 무인 쇼핑 등 새로운 서비스를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스마트마켓의 구현은 낮은 서비스업 생산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활로가 될 수 있다. 2015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28개국 중 27위로 최하위이며, 제조업 대비서비스업 생산성은 51%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만큼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이 타 산업까지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서비스업 생산성 제고가 절실한 이유이다. 스마트마켓으로의 전환으로 우리나라 유통서비스업도 생산성을 혁신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스마트마켓으로의 전환을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첫째,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물류·재고·매장 관리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과거의 순차적, 부분 개선에서 실시간으로 공급망 전체를 개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를 적극 활용하여 물류 재고 및 매장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로 제품 및 서비스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 슈퍼마켓 체인 자이언트이글은 스마트 선반 시스템을 활용하여 재고 보충 시간을 3분의2 가량 단축하였으며, 재고 부족으로 상품이 품절된 상황을 절반으로 줄였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최근 로봇을 활용한 매장 관리도 시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재고관리 등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추세이다.
둘째, 체험형·실감형 서비스로 개인에 맞춤화된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소비 시장이 급격하게 개인화되고 있다. 또한 점점 더 스마트해지는 고객을 끌어들일 강력한 유인이 필요하다. 초연결·지능화 기술을 활용해 고객 개개인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접하고,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국내 일부 백화점은 VR 기술을 활용해 옷을 직접 착용하지 않아도 가상으로 착용한 모습을 제공하는 가상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케아 매장에선 VR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가구를 미리 배치해볼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도입도 활발하다. 온라인 패션기업 스티치픽스,일본 안경브랜드 진스 등에서는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 센서와 IoT 기술을 활용해 물건의 구매,재구매를 유도하는 서비스도 주목받는다. 아마존은 사물인터넷 기반 '대시 보충 서비스'를 통해 소모품과 생필품이 소진되기 전에 자동 주문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이태원의 한 맥주집에서는 센서를 이용해 개인이 다양한 맥주를 셀프로 시음해 보고, 원하는 양만 따라 마시고 계산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셋째, 결제 및 배송 프로세스를 간소화 해 고객 편의를 증대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 고객의 시간과 체력 소비를 줄여 서비스를 향유하는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빠르게 신기술이 도입되고 있는 부문이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점에는 무인주문단말기가 출현했다. 백화점에는 홍채인증을 통한 모바일 앱 로그인 시스템, 무 쇼핑카트 매장 등이 시작됐다. 해외에서는 드론, 자율주행 트럭을 통한 배송 등이 일부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배송 추적 및 보안을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아이메이리서치,맥쿼리 등에 따르면 중국의 무인점포 시장은 지난해 389억 위안에서 2020년 1조 8105억 위안, 세계 음식배달용 로봇 시장은 지난해 200만 달러에서 2025년 13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으로 제조업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도입 등을 국가가 지원하고 있으며, 일정 부분 성과도 거두고 있다. 안타깝게도 서비스업 혁신에 대해서는 관심도, 준비 현황도 부족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이대로라면 서비스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성공적인 스마트마켓 구현으로 서비스업 혁신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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