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미국 GM(제너럴모터스)가 결국 한국 정부로부터 약속받은 7억5000만 달러(8100억원) 지원을 온전히 받게 될 전망이다. 이로써 한국GM 법인 분리를 계기로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GM 간의 미묘한 신경전도 매듭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GM이 '탈(脫)한국'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한 당연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GM은 13일 시설자금 4045억원 조달을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GM의 우선주 1190만6881주를 주당 3만3932원에 배정받는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른 주금 납입은 26일까지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정부와 미국 GM이 지난 4월 한국GM의 '10년 유지'를 조건으로 합의한 경영정상화 조치의 일환이다. 산업은행이 7억5000만 달러를 출자하고, GM은 한국GM에서 받아야 할 대출금 27억 달러의 출자전환과 신규자금 36억 달러를 투입한다.
전체 7억5000만 달러 중 절반이 지난 6월 집행됐고, 나머지가 오는 26일 집행되면 산은의 지원은 완료된다.
하지만 GM이 한국GM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추진하며 예정된 지원금 집행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정책적 판단에 따라 (집행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국민 다수의 요구가 있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법인 분리고 산업은행과 GM의 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한국GM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가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에 반발, 이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에 법원은 최근 산은이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고, 한국GM은 항소 검토 입장을 내비쳤다.
미묘한 기류 속 지원을 예정대로 집행한 것은 계약 파기 시 최악의 경우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