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2월까지 총리직 수행
메이 "2022년 총선전 사퇴"
EU 거센 반발 합의는 험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BBC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보수당 당 대표 신임투표에서 메이 총리는 찬성 200표, 반대 117표로 신임을 확인했다. 이로써 메이 총리는 내년 12월까지 불신임 위협 없이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FT는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승리했지만 큰 대가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신임 투표에 앞서 '1922 위원회' 평의원 모임에 참석, 지지를 호소하며 2022년 예정된 총선 이전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그간 보수당을 이끌고 2022년 총선에 임하겠다고 언급해 왔던 것과 대조되는 발언이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가 마무리되면 당 대표 및 총리직을 사임할 가능성이 크다. 총리실 대변인 역시 메이 총리는 "당이 원하는 기간에만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이번 투표는 브렉시트 협상 와중에 총리를 교체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지 누가 다음 총선을 이끌 것인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13~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여기서 그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영국 내 반발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수정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메이 총리와 EU가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 그 중에서도 특히 '안전장치' 방안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투표 결과가 공개된 후 총리 관저 앞에서 성명을 내고 "길고 도전적인 하루였다"며 "이제 국민이 원하는 브렉시트를 전달하고 이 나라의 보다 나은 미래를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의회 내 모든 정치인이 함께 국익을 위해 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아일랜드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한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 "유럽연합(EU) 이사회에 가서 이같은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법적·정치적 확약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EU 측은 "재협상은 없다"며 못 박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전장치와 관련,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정하겠다는 메이 총리의 구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EU 정상회의에 앞서 메이 총리와 오랜 시간 솔직한 논의를 가졌다"면서 "분명한 것은 EU 27개국은 (메이 총리를) 돕기를 원하지만 문제는 '어떻게'이다"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 또한 EU와의 재논의 결과가 의회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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