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지난 9월 승진 이후 첫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했다. 최근 인사로 '친정 구축'을 끝낸 만큼 이번 회의는 그동안 전문경영인에 맡겼던 기아차 회의까지 도맡았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차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한 것은 올해 9월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7월과 12월 등 반기별로 1년에 두 차례 해외법인장 회의를 연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정몽구 회장 주재의 '그룹 전체 회의'를 없애고 회의 형식도 '토론식'으로 바꿔 진행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2일 사실상 '부회장단을 해체'하며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들을 정리하고, 현대·기아차 등 주요 계열사 핵심부서 수장까지 교체하는 강도 높은 물갈이 인사로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이날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차 회의도 주재했다. 재작년과 작년의 경우 전문경영인이 회의를 주재해왔다. 올해 상반기 역시 기아차의 경우 박한우 사장이 주재했다. 올해 승진과 대대적인 인사 이후 첫 해외법인장 회의라는 상징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권역본부 중심으로 각 부문과 협업을 강화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권역본부의 리더들은 직원들의 자발적 도전을 적극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국가별 권역본부 설립을 앞두고 있다. 권역별 신속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생산·판매·상품의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에 적기 대응하고 판매 확대와 수익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미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 권역본부 설립을 완료했고, 이외 국가와 권역본부별 안정적 운영과 생산·판매 시너지 강화 방안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앞서 인사에서 확연히 드러낸 '변화'와 '혁신'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변화와 혁신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며 "'누가 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는 기본적 질문에 답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보다 한발 앞서 생각해 고객을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 중국 등 핵심시장 중심으로 판매와 수익성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