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택시면허 연금제 등 검토
"카풀 금지가 먼저다" 강경기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카풀 논란의 회유책으로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택시기사 월급제, 택시면허 연금제 등을 검토중이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카풀업계는 일단 정부여당의 대책에 환영을 나타내면서도, 향후 택시업계의 움직임을 지켜 보며 상용화 일정 등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택시업계는 당정이 마련한 택시기사 지원책에 대해 "카풀금지가 먼저"라며 강경기조를 이어갈 분위기다. 지난 14일 민주당과 정부는 비공개회의를 열고 법인 택시기사의 사납금 제도를 폐지하고 월급제 전면시행 등을 골자로 하는 택시기사 지원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월급제가 시행되면 택시기사들은 매달 25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택시기사들은 매달 200만원 이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정은 개인택시 기사들을 위해 택시면허를 매입해 연금형태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정이 이같은 지원책을 마련키로 한 것은 '카카오T 카풀'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7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카풀'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며 1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한 택시기사가 카풀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식 서비스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정부 여당의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택시업계의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지원책이 시행되더라도 카풀 확산 등으로 택시업계 생태계가 망가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풀을 허용하려면 카풀과 택시를 동일선상에서 서비스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지금 이 상태에서 카풀이 시장에 진입한다면 택시업계가 잠식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TF가 제시한 대책도 재원마련 등 구체적인 방법이 빠졌고, 법안 통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최근 민주당 카풀·택시 TF 소속 권칠승 의원 보좌관인 최모씨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대외협력실 직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택시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씨는 지난 8월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고, 10월8일 입사확정 통보를 받았다. TF가 구성된 것은 지난 10월30일이며, 최씨는 지난 3일 카카오모빌리티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카풀업계에서는 서비스 상용화 이전에 택시기사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만큼, 우선 TF의 택시기사 월급제 등에 대해서는 환영을 나타냈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카풀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산업과 신산업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기존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보호는 꼭 필요하다"면서 "다만 지원안에서는 공론화가 필요하며 두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