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
홍영표 "폭로한 사람이 문제다"
청와대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내부 감찰 보고를 무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야당이 서서히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말했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의혹 덮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 검찰수사관 김모씨가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의혹을 터뜨렸다고 방어막을 쳤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간인 사찰이 없다고 했던 이 정부가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인다. 미꾸라지 운운하는 청와대의 해명이 바로 미꾸라지 빠져나가는 듯한 자세"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 문제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차단하기에 급급하지만, 우 대사 인터뷰를 보면 임 실장이 보고받지 않았다는 건 명백한 허위"라며 "임 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은 이에 대해 책임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 이번 의혹을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운영위를 소집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도 "보도가 맞다면 이것은 명백한 민간인 사찰이다. 정권의 위선적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청와대 대응을 보면 의혹 덮기, 제 식구 감싸기 등 내부직원들에 대한 감시 기능이 마비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청와대 특별감찰관 자리가 26개월째 공석인데, 특별감찰관 공석은 명백한 위법사항"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대사 관련 의혹은) 폭로한 사람의 문제다. 자신의 비리를 뒤덮기 위해 저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본다"며 "청와대가 충분하게 해명했고, 조치도 취했다고 본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모씨가) 지금 물고 늘어지기 식으로 비겁한 짓을 하는데 옳지 않다"며 "자기가 불이익을 당하고 어려워지니 마치 폭로하는 식으로 하는 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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