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286조… 2·3차 협력사 확산
어음대체 결제수단으로 도입된 '상생결제' 운용 실적이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이 대금지급을 보증하는 상생결제가 부도 위험 없이 대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구매기업과 협력기업 간 새로운 결제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1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12월 현재 올해 상생결제액은 10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조1000억원)보다 16.1% 증가했다.
연간 상생결제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도입 이래 처음이다. 연도별로는 상생결제 도입 첫 해인 2015년 24조6000억원에서 2016년 66조7000억원, 2017년 93조6000억원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올 12월 10일 기준 101조1000억원에 달해 지금까지 누적 결제액 규모는 286조원에 이른다.
상생결제는 대금 지급을 은행이 보증하는 결제시스템으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사이에 은행이 안전망으로 연결돼 있어 원청업체가 부도가 나도 안전하게 대금을 회수할 수 있어 연쇄 부도 위험이 높은 어음보다 안전한 결제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이 원청기업에 지급한 금액 중 하청업체에 줘야 할 금액을 은행이 대금 결제일까지 별도계좌에 안전하게 보관함으로써, 원청업체 부도에 따른 압류, 가압류를 할 수 없다. 또한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할인 때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저금리를 2차, 3차 협력기업도 누릴 수 있어 현금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준다.특히 그동안 상생결제가 주로 구매기업과 1차 협력사 간에 머물렀다면, 점차 2, 3차 이하 협력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1차에서 2차 협력사로 지급된 연간 결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6% 늘어난 1조166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9월 상생결제로 납품대금을 지급받은 기업이 자신의 협력업체에도 상생결제나 현금으로 결제토록 하는 '상생결제 의무화'가 시행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상생결제를 도입한 기업은 민간기업 308개사, 공공기관 46개사 등 모두 354개사이며, 취급은행은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모두 9개 은행이다. 기업별 실적을 보면 대기업이 278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견기업 32조원, 공공기관 3조3500억원, 중소기업 5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중기부는 내년부터 결제단계별, 기업규모별, 금융기관별 상생결제 취급현황을 분기별로 집계·발표할 계획이다.
이호현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관은 "앞으로 상생결제 도입 우수기업에는 정책자금 우대와 세제혜택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생결제가 중소기업의 결제환경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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