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시장 규모 100兆 추산
10대까지 중독되는 등 폐해 심각
사이버도박 전담팀도 신설 계획
급증하는 온라인 불법도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공무원이 단속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사행산업통함감독위원회에서 운영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포럼'의 발제를 맡은 박준휘 한국형사정책원 실장은 "특사경을 도입해 불법사행산업에 대해 확실한 단속을 실시함으로써 합법적인 사행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발표한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에 따르면 국내 불법도박 시장규모는 지난 2015년 기준 약 83조원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도박 시장규모는 지난 2008년 53조원, 2011년 75조원, 2015년 83조원으로 성장했다.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현재 불법도박 시장규모는 10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불법도박 시장이 커지고 있는 원인으로는 인터넷과 모바일기기의 발전으로 불법도박 사이트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10대들까지 불법도박에 중독되는 폐해가 나타나기도 했다.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의 경우, 이 사이트를 폐쇄하기까지는 수탁사업자를 통해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해당 사이트를 확인한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폐쇄를 요청해야한다. 경찰에 단속을 요청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사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은 새로운 사이트를 개설하고 다시 사업을 재개하는 동시에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새로운 범죄수익을 얻을 수 있다. 고경희 법부법인 바른 변호사는 "결국 방심위의 사이트 폐쇄와 경찰의 수사가 업자들의 기동성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라며 "불법도박 사이트 단속을 위해 전문적 지식을 보유한 행정공무원이 특사경으로 지정돼 수사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특사경을 운영하고 있는 중앙부처는 17개 중 15개 부처에 이르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특사경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기준 국내 특사경은 1만9469명에 달한다. 박 실장은 "불법사행산업의 단속을 전담하는 인원을 사행산업 관련기관에 둘 수 있다면 신속하고 실효성있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수사를 위해 사이버도박을 전담으로 하는 팀을 각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에 신설할 계획이다.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사이버수사과 과장은 "인터넷·모바일의 발전과 함께 급증하는 사이버도박 단속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며 "경찰은 사이버도박 범죄의 심각성과 단속책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인력증원을 통해 각 지방청 사이버수사대 내 사이버도박만을 수사하는 수사전담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위수기자 withs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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