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등
임직원 사기진작·재충전 차원
장기휴가 시스템 잇따라 도입
국내 제약사들이 임직원의 사기진작과 재충전을 위해 연말 장기휴가에 돌입한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 전유물로 여겨지던 연말 장기휴가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길게는 열흘 이상을 전사 휴무기간으로 설정하고 생산공장도 가동을 멈추거나, 자체 기준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연말 장기휴가 시스템은 매출 상위 제약사들이 먼저 도입해 '쉴 땐 쉬고 일할 때 일한다'는 문화를 각 사에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여기에 주52시간 근로제의 본격 시행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해당 시스템 도입 움직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매출 1위 유한양행은 3년 전부터 크리스마스 전(前) 주를 연말 휴무 기간으로 정해 적용해 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 17일을 시작으로 오는 21일까지 휴무다. 주말을 포함하면 총 9일을 쉬게 되는 셈이다.
GC녹십자도 2015년부터 직원 복지 강화 차원에서 연말 장기 휴가 제도를 시행해 왔다. 이에 따라, 전사 임직원들은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쉰다. 주말을 끼면 총 8일 간의 휴가를 갖게 된다. 이 기간 공장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운영한다.
또 2016년 연말휴가제를 도입한 일동제약은 오는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장기 휴가에 들어간다. 주말, 크리스마스를 끼고 신정인 1월1일까지 최장 11일을 연속으로 쉴 수 있다.
한미약품도 이 기간 동안 전사 휴무다.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해에 처음으로 연말 장기 휴가 시스템을 적용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연말 전사 장기 휴가를 통해, 직원들이 재충전할 수 있는 기간을 갖고, 남은 연차 휴가도 소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는 JW중외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그룹도 이 같은 움직임에 새롭게 합류한다.
JW중외제약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를 전사 휴가 기간으로 설정했다. 구 동아제약에서 분리된 4개 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디엠바이오 등은 크리스마스인 25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총 8일 간 쉰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향후 다른계열사로도 연말 장기 휴무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회사 복지 정책에 대한 임직원들의 기대 수준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다수 제약사들이 연말 장기 휴무제 도입을 검토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말 장기 휴무제가 더는 다국적 제약사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며 "우리 기업들 역시, 쉴 땐 확실히 쉬고 일할 땐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하나 둘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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