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교언 칼럼] 인허가 절차만 확 줄여도 집값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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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 칼럼] 인허가 절차만 확 줄여도 집값 잡는다

   
입력 2018-12-17 18:13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난 10월 말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이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용은 서울 삼성동 현대차그룹 신사옥 추진 여부였다. 서울시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사업이 진행될 경우 254.8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21.5만 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예상되며 신규 세수증가 또한 1.5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로 어마어마한 사업이며 경기침체의 징후가 역력한 현 시점에서, 그리고 신규고용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너무나 소중한 사업이다. 그래서 경제부총리는 사업 추진을 희망하였으나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값 상승을 우려해서 반대하였고 그 결과 아직 표류 중이다.

그로 인해 개발에 따르는 결실을 온 국민이 향유하기 보다는 오히려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가뜩이나 어렵다고 얘기가 나오는 현대차 그룹이, 3년 전에 취득세를 포함하여 11조 원 가량에 토지를 매입하였는데, 아직 인허가도 통과하지 못했다고 하니 그로 인해 발생한 비용이 가히 천문학적이다. 일반적으로 개발 사업을 할 때 조달하는 금리인 5%만 적용해도 벌써 1조 6500억 원의 비용이 허공으로 날아간 것이다. 그것도 일반인한테 토지를 매입한 것이 아니라 공기업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하였고 사전협상을 통해 상당기간 조율하였음에도 이러한 상황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사례도 있다. 서울시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암동 사업에서 부지를 매입한 롯데백화점 사례다. 당해 사업의 인허가 기관인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했음에도 불구하고 7년째 사업이 기약 없이 표류 중이다. 중소상인을 배려해야한다는 원칙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나, 인허가 기관인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믿고 토지를 매입한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가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00억 원이라는 토지비를 납부하고 나서 그 비용의 30% 가까운 금액이 인허가 지연으로 낭비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자기 자본으로 땅을 샀기 때문에 실제 나간 돈은 아닐지라도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은행에만 맡겨도 이자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비용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우리가 알고 있는 굵직굵직한 사업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인허가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 개발업계의 중론이다.



주택건설 사업도 대동소이하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경우 인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고, 개발에 따르는 부담금 등도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인허가 절차가 계속해서 복잡해짐에 따라 소요되는 비용도 모두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가운데 20년 이상 지연된 사업도 수두룩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용은 추정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공공이 주도하고 있는 택지개발 사업의 경우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인허가 기간이 짧게는 수년에서 7~8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원가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사업초기에 추정한 조성원가와 실제 조성원가가 수십 퍼센트 차이가 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원가 상승은 고스란히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고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팍팍해지게 된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인허가 및 관련 규제로 야기되는 집값 상승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구 시기와 연구자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긴 하나, 많게는 수십 퍼센트의 집값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전미주택건설협회에서도 연구를 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공급되고 있는 단독주택을 건설함에 있어서 집값의 25%에 이르는 부분이 정부규제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우리나라는 원가관련 규제를 상당히 강하게 하고 있고, 원가내역까지 공개하는 등 집값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더 효과를 내기위해서는 최종 부동산 가격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허가 및 관련 규제의 개선에도 힘을 쏟아야 서민들도 체감할 수 있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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