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서울과기대 전자IT 미디어공학과 교수
![[포럼] 통신 결합상품 리스크 보완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12/2018121802102269640002[1].jpg?var=2248 "[포럼] 통신 결합상품 리스크 보완해야")
초연결사회로 진입한 우리사회에서 통신이 끊기는 것은 이번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상상이상의 피해와 불편함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가격적인 이득을 앞세운 결합상품이 소비자 후생측면에서 반드시 도움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태는 보여주고 있다. 만일 집전화와 모바일을 각기 다른 회사의 상품에 가입해 있었다면 피해규모를 확실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한 사람도 아니고 가족끼리 한 회사의 제품으로 묶는 '가족끼리 결합' 같은 상품에 가입한 경우, 이번과 같은 사건에 직면하면 피해는 상상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위한 예방책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재발 방지책으로 거론되는 장비설비의 백업장치나 이중화 등의 대책 안은 많은 재원이 투입되어야 해서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산업계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방송통신융합으로 케이블산업과 통신산업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서비스 모델과 시설투자가 동일한 상황이어서 우리 사회가 백업망을 갖추고도 활용측면에서 결합상품과 같은 승자독식 모델로 인해 기존 인프라가 사장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결합상품에 대한 합리적 규제로 4차 산업혁명의 생명줄과도 같은 통신 인프라가 한 두 사업자에게 독점되지 않도록 공정경쟁의 틀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안전과 재난대비책은 효율성만을 따져서는 지켜낼 수 없는 과제다.
차제에 초고속인터넷과 같은 시장에서 한 사업자의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살펴야 한다. 실제 KT는 이미 지난 2016년 시장점유율 41%를 기록했고, 78개 권역별 점유율에서도 45개 권역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는 인프라 독점 때문에 KT 한 개 사업자만 가입이 가능한 독점지역도 존재하고 있다. 타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KT 네트워크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이를 다른 통신사의 네트워크가 대체할 수 없다. 재난사고 방지를 위해서라도 KT 필수설비가 실질적으로 대체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통신구 화재사건은 초연결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의 단면을 보게 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기반성적 평가가 많다. 기술의 편리함만큼 재앙의 규모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과 효율성만 따지지 말고, 소비자 선택권의 확보와 안전을 돌아보는 데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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