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공동제안국 이름 올려
北 "전면 거부한다" 강력 반발
유엔 총회가 북한의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4년 연속 채택했다. 우리 정부도 채택에 동의했고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다.
유엔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는 합의 방식으로 채택하고 북한에 인권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결의안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인 노력을 환영한다'는 표현이 새롭게 추가됐다. 결의안은 2014년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가 보고서에서 밝힌 고문, 가혹행위, 강간, 공개처형, 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강제 노동 등 북한의 각종 인권 침해 행위를 강력 비판했다. 북한의 인권상황을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자는 내용은 5년 연속 포함됐다. 결의안은 특히 '가장 책임있는 자'에 대한 안보리 제재를 권고했는데, 이는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목한 것이다.
북한은 강력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결의안은 진짜 인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언급된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몇몇 탈북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일 뿐"이라면서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도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표결을 요구하지는 않아 전원합의 형식으로 결의안은 채택됐다.
유엔이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한 날 미 국무부도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심각한 인권침해와 유린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미국은 앞으로도 북한과 협상 과정에서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내에서는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눈감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이날 '한국은 북한에 건설 붐을 상상하지만 평양은 여전히 강제 노동 부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WP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이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이야기하고, 평양 정상회담 때 기업인들을 데려가 유엔 제재 해제시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설득했다"면서 "하지만 인권활동가들은 '문 대통령의 야심 찬 계획이 북한의 견고한 강제 노동 시스템을 약화 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무심코 그러한 시스템에 연료를 공급하고 강화 시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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