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조끼' 시위를 진압하던 프랑스 경찰관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준비 중이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LCI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분노한 경찰들'이라는 단체는 전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는 20일 오후 9시 30분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의 클레망소 광장에서 시위를 동참하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한 달 간 이어진 '노란 조끼' 시위와 스트라스부르 총격 테러 등으로 경찰력이 총동원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가혹한 근무조건에 내몰리고 있다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분노한 경찰들' 모임 부회장인 현직 경찰관 기욤 르보는 이날 LCI 방송에 "경찰은 점점 더 많이 일하고 있는데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노란 조끼' 연속시위와 스트라스부르 테러 등으로 경찰력이 총동원된 상황에서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해졌다. 피로가 쌓이고 환멸은 커져만 간다"고 말했다.
동참 의사를 밝힌 경찰관들은 집회 당일 외근을 자제하고 경찰서에 머물며 긴급상황에만 출동할 계획이다. 또 나머지 업무는 중단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0일 '노란 조끼'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국민 담화를 내고 최저임금 인상, 저소득 은퇴자의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3%를 기록, 민심은 여전히 싸늘한 상황이다.
일반 시민에 이어 경찰들까지 시위에 나서며 마크롱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흔들릴 것으로 관측된다. 르보는 "경찰은 시민 안전을 책임지지만 그것이 우리가 노란 조끼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거나 그들을 이해 못 한다는 뜻은 아니다"면서도 "정부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찰을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란조끼' 시위운동에서 대치하고 있는 경찰과 시위대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