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경제·금융전문가 설문
23% "12개월 이내 경기침체"
트럼프 임기 중 설문서 최고
세계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먹구름은 세계 무역전을 촉발한 미국을 먼저 덮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경제·금융 전문가 48명을 상대로 실시해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1명(23%)은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번 설문조사 당시의 19%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진행된 설문조사 가운데서도 가장 높다.
CNBC는 "전반적으로는 미국 실물경기가 여전히 탄탄하고 뉴욕증시의 급락세가 너무 과도할 뿐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지만, 경기침체의 우려가 점차 높아지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이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지속해온 증시 강세장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무려 18년 넘게 연준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CNN방송에 출연, '여전히 강세장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약 증시가 이쯤에서 안정을 되찾고 다시 오른다면 매우 놀라울 것"이라며 "물론 증시가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 주행이 끝나면 숨을 곳을 찾아 뛰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스태그네이션(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것을 말한다. 다만 그린스펀 전 의장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관련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고,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를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총 700억 달러(약 79조 원)를 운영하는 주요 펀드매니저 243명을 대상으로 지난주 자산별 투자 비중을 살펴본 결과, 채권 비중은 2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주식 비중은 1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리스크와 맞물려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BoA 메릴린치는 "투자시장이 극도의 약세장으로 다가서고 있고, 자산 배분에서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위험 회피 성향과 맞물려 투자 지형이 바뀔 조짐"이라고 설명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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