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서울에서 반경 20㎞ 떨어진 3기 신도시의 명운은 광역교통망이 얼마나 빨리 만들어지는가에 달렸다. 입주 시 교통 불편이 없어야 서울 수요 분산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탄 등 2기 신도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서울 교통편이 미비해 서울 수요를 분산시키는데 실패했고 '출퇴근 교통지옥'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광역 교통망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개발한 신도시도 아직 교통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며 "3기 신도시의 당면과제는 제대로 된 교통망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포신도시의 경우 서울로 가는 지하철이 있긴 하지만 너무 작아서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며 "신도시는 서울로 가는 노선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배차 시간과 수용 능력을 충분히 늘리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이에 동의하고 신도시 교통 대책 마련을 앞당기기 위해 지구지정 제안 단계부터 교통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기존 대책 수립 기간에 비해 2년 단축되는 셈이다. 교통망 확충이 서울과의 직장·주거 근접성을 높이는 것이라면 장기적으로는 신도시 내에서 직장과 생활이 가능하도록 자급자족 기능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기 신도시 중 판교만 유일하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테크노벨리 조성 등으로 직주근접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택지나 아파트 분양할 때는 직장과 학교, 기타 기반시설 갖춘 상태에서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를 서울로 이어지는 철도와 버스 환승센터를 구비한 자족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 M버스가 환승센터까지 오면 환승센터에서 서울 버스로 갈아타 바로 직장 등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경기∼환승센터 M버스는 최대한 허가한다.
기업 유치를 위한 자급자족 용지는 남양주의 경우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2배 이상, 하남은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1.4배 이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자족 도시의 규모나 자족시설 용지 공급 시기, 어떤 기업이 입주할지 등은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해 반영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중소규모 택지 37곳을 지정해 3만3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서울 도심에서만 32곳, 1만9000가구의 입지가 선정됐다. 부천 역곡, 고양 탄현, 성남 낙생, 안양 매곡 등 경기도에서는 장기 집행 공원부지를 활용한 중소규모 택지가 조성된다. 서울 강서구에서는 군부대와 군 관사 부지를 개발해 2400가구가 공급된다.
노량진 환경지원센터와 석관동 민방위센터, 서울의료원, 동부도로사업소, 수색역과 금천구청역 등 서울 도심 국공유지 17곳을 활용해 1만46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노후 저층 공공시설을 재건축해 공공주택을 함께 짓는 복합개발을 통해 7곳에서 500가구를 공급한다.
서울시는 상업지역 주거 용적률과 역세권 용도지역 상향을 허용해 증가한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통해 새롭게 공급하는 주택이 3만호 이상 될 것으로 추정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