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명의 고발장 강력 대응
"언론도 베끼기 마찬가지" 언급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19일 김 전 수사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는 오늘 오전 11시 14분 김태우 전 특별 감찰반 파견 직원에 대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고발장은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라고 밝혔다.
고발장에는 '김태우 전 특감반원은 비위 혐의로 원 소속기관으로 복귀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도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하고,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배포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적혔다.
청와대는 전날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법무부에 김 전 수사관에 대한 추가 징계를 요청한 데 이어 이날 고발장 접수를 통해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는 향후 김 전 수사관의 폭로에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는 사법 절차에 따라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언론에 대해서는 무대응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이 한 매체에 추가로 폭로한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우제창 전 의원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도 해명 자료를 내고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해당 내용은 지난 10월 14·15일에 한 언론이 최초 보도한 것으로, 10월 중순 청와대에 해당 첩보를 보고했다는 말은 시기상 맞지 않는다"며 "반부패비서관실에 따르면 김 전 수사관이 제출한 날은 그보다 한참 후인 10월 31일 또는 11월 1일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수사관의 말을 그대로 보도한 매체가 기사에 첨부한 사진은 한 커뮤니티에 올랐다 삭제된 것으로, 10 월 최초 보도 매체 사진을 가져다 썼다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라며 언론도 김 전 수사관과 마찬가지로 '베끼기' 혹은 '재활용'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가 6급 수사관에 맞서 급이 맞지 않는 대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나무라지 말고 언론도 급이 맞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청와대는 대변인도 국민소통수석도 이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도로공사 사장의 우 전 의원 특혜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또 첩보보고서 폐기가 실정법 위반이라는 일각의 제기에 대해 '명백한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대통령 또는 보좌기관이 생산·접수해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 및 물품이라고 법률로 규정돼 있다. 대통령 기록물의 요건으로 '형태, 직무연관성, 주체, 생산·접수'를 든 판례도 있다.
같은 법률과 판례에 근거해 김 전 수사관이 작성한 '첩보'의 대부분은 직무관련성의 요건을 못갖췄을 뿐 아니라 결재권자의 결재도 받지 못한 반환문서에 불과해 '공문서'로 볼수 없는 만큼 '생산된 대통령 기록물'이 아닌 관계로 파기가 적법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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